Q. 애인과 사귄 지 한 달 만에 관계를 갖게 된 사람입니다. 제가 사실 한 2년간 연애를 쉬었는데요. 한창 흥분해서 모텔에 들어갔는데 애인이 바지를 내리는 순간 발기가 풀리는 거예요. 조금 당황했지만 어차피 씻기도 해야 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근데 씻은 뒤 또 관계하는데 자세를 바꾸는 순간 발기가 풀리는 거 있죠.

여차여차해서 관계는 끝냈는데, 그때의 공포가 잊히지 않아요. 저한테 문제가 있나 싶어서 돌아와서 자위도 했습니다. 그땐 괜찮더라고요. 오랜만에 애인을 사귀어서 긴장한 거겠죠? 한창 행복할 시기인데 벌써 주눅 듭니다.-2년 만의 관계에 움츠러든 전** -(28)

A.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영화 보기 전 기대감이 너무 높을 때 생기는 부작용 정도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자위에선 괜찮았다니 성기능 문제는 아닐 텐데요. 애인의 반응에 대해 나와있지 않지만, 심리적 문제가 커 보여요. 먼저 긴장한 마음부터 추슬러 보면 어떨까요.

💡 10초 요약   
1. 혼자만의 시간, 손맛에 너무 길들진 않았나요.
2. 혼자만의 시간, 매체에 의존하진 않았는지 돌아봐요.
3. 연인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은 내려놓아요!
섹스는 가이드 투어가 아니라 둘이 만드는 자유여행이에요🏕
4. 피스톤 운동의 부담을 더는 체위를 활용하세요.

자위할 땐 문제가 없었다고 말씀 주셨는데요. 혹시 평소 ‘매운맛의 자위’를 즐겨오진 않았는지 살짝 여쭤보고 싶어요. 사실 자위에는 장애물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일단 내 손만큼 내 몸을 잘 아는 상대는 없죠. 흥분에 로딩이 걸릴 새가 없습니다. 경유지도, 연착도, 난기류도 없는 순항이죠.✈

보통 ‘야동’도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야동 자체가 문제라고 하기엔 비약이지만, 실제 과다한 야동 시청은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 있어요. 야동을 주당 300분 보는 남성이 30분 미만 야동을 보는 남성보다 발기부전을 겪는 경우가 3배는 많았거든요.¹ 터치 한 번으로 자극을 누리는 대가가 꽤 크죠.

반면 성관계는 편리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다양한 변수도 존재하죠. 애인의 부족한 손기술(!), 평소 자위할 때와는 다른 포즈, 자연스레 살피게 되는 애인 눈치 등 모든 조건이 혼자만 못하죠. 결국 혼자만의 시간을 자주, 강도 높게 즐길수록 애인과의 시간과는 괴리가 커져요.

자위에 별문제가 없었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심리적 문제로요. 사실 이쪽에 가장 무게가 실리는데요. 말씀주신 사연에는 같은 성격을 띠는 단서가 2개 있어요. 입실해서 바지를 내리는 순간 발기가 풀렸다는 것 하나, 자세를 바꾸는 순간이 둘입니다. 흐름에 몸을 맡기기보단 긴장한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게 아닐까 싶어요.

관계 중 상대방의 표정은 어땠나요? 관계의 기억은 사람마다 상이하지만, 낱낱이 기억할 정도라면 당시의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정확히는 전**님의 감정이요. 유독 상대의 표정이 각인됐다면 긴장감이나 당혹감 등 어떤 심리가 있었을 거예요.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참 쉽지 않죠. 그럴 때 전 환경을 바꾸는 걸 추천하는데요. 사연을 보내신 뒤 몇 번의 관계를 시도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어둠 속에서 관계를 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상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도록 말이죠. 만약 캄캄한 환경에 거부감이 있다면, 간접조명 정도만 이용해 보세요.💡

더불어 강조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애인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내려놓으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괜한 과욕을 부르고 관계를 그르치는 장애물이거든요. 실제로 혼자 연마한 손 스킬을 상대에게 전시하거나, 힘찬 허리 놀림으로 상대를 감동시키려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당장 상대에게 오르가즘을 안겨주는 조물주가 되려고 하지 말고(!) 상대랑 같이 만들어가는 협업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섹스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가이드 투어가 아니라, 둘이 만드는 자유여행인 걸요🙂

무엇보다 상대가 섹스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면, 여성에게 적극성이 요구되는 체위를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 여성 상위는 여성의 체력과 스킬이 더 요구되지만, 동시에 여성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용이해 여성의 오르가즘에 한층 근접한 자세이기도 해요. 전** 님에게는 체력과 집중력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으니 일석이조죠.

심리적 이유가 가장 클 거라 보지만, 이참에 체력도 증진하면 좋겠죠? 발기의 강직도에 가장 유용한 운동은 역시 유산소! 일정한 간격으로 쉬면서 뛰는 인터벌 러닝 같은 운동을 해 보세요. 평소 마카처럼 아연과 아르기닌이 풍부한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관계에서의 문제는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관계’를 이룬다는 점! 먼저 전**님의 마음과 잘 관계를 맺으신다면, 애인과의 관계도 물 흐르듯 나아질 거라 장담합니다 😊

1. 유럽 남성 3,26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 만 35세 미만의 참가자에서 이 같은 경향이 발견됐습니다. Pornography Habit Is Linked to Erectile Dysfunction, Research Suggests, EVERYDAY HEALTH, July 22, 2020